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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픔은 늘 햇빛 쨍한 날 일어났다 / 이권
새벽에 선생님께 손바닥 맞는 꿈을 꾸다
깨어났다 고개를 숙인 채 땅만
바라보며 가지런히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
무릎 꿇고 두 손을 든 채 벌서는 날도 많았다
국민학교 때 육성회비 제날짜에 내지
않았다고 매를 맞은 날도
무지개가 뜨고 꽃은 환하게 피어났다
내 손에 늘 푸른 줄이 그어지고 낯선 짐승과
흘레질하는 흉흉한 꿈을 꾸었다
내가 내 손에 수갑을 채우는 날이 많아졌다
타인의 시선이 머물다 간 뒤통수 수없이
처형된 내 슬픈 영혼의 血혈 자리
슬픔은 그렇게 늘 햇빛 쨍한 날 일어났다
*이권 시집[아버지의 마술] 애지. 2015. 0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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