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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너에게 반하다.
이권 첫 번째 시집 『아버지의 마술』

슬픔은 늘 햇빛 쨍한 날 일어났다 / 이권

by 시(詩) 배달부 2023. 11. 1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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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지출처 pixabay.

 

슬픔은 늘 햇빛 쨍한 날 일어났다 / 이권

 

 

새벽에 선생님께 손바닥 맞는 꿈을 꾸다

깨어났다 고개를 숙인 채 땅만

바라보며 가지런히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

 

무릎 꿇고 두 손을 든 채 벌서는 날도 많았다

 

국민학교 때 육성회비 제날짜에 내지

않았다고 매를 맞은 날도

무지개가 뜨고 꽃은 환하게 피어났다

 

내 손에 늘 푸른 줄이 그어지고 낯선 짐승과

흘레질하는 흉흉한 꿈을 꾸었다

내가 내 손에  수갑을 채우는 날이 많아졌다

 

타인의 시선이 머물다 간 뒤통수 수없이

처형된 내 슬픈 영혼의 血혈 자리

슬픔은 그렇게 늘 햇빛 쨍한 날 일어났다

 

*이권 시집[아버지의 마술] 애지. 2015. 06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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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버지의 마술:이권 시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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