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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안부 / 이권
함박눈 내리는 부평역 앞 시외버스 정류장
강화 가는 버스 기다리는데 아까부터 위 아래로
찬찬히 나를 읽고 있는 여자
내 몸에서 수상한 곳이라도 발견한 듯
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
후줄근한 입성이며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 아니면
어젯밤 내 아랫도리의 비밀을 눈치 챘을까
그녀의 눈은 내 몸 어디쯤까지 밀고 들어 왔는지
마침 김포 행 버스가 들어왔고 그녀는 다시 한 번
나를 훑어보고는 버스에 올랐다
실룩거리는 엉덩이가 안녕이라고 말을 던진다
어디서 만났을까 강화 행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고
함박눈 쌓이는 내내 그녀의 안부가 궁금했다
*이권 시집[아버지의 마술]애지. 2015. 0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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